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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장 인사말

존경하는 국어국문학회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새로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일용입니다. 국어국문학의 명실상부한 모학회에서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선학들의 노고에 누를 끼치고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렵고 염려스럽습니다. 다만 함께 선출해 주신 여러 이사들과 힘을 합하여 저희에게 주어진 소명에 조금이나마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회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전공이사와 지역이사 그리고 일부 임명 이사로 구성된 새 임원진을 소개하면서, 회원들께 인사드립니다.

회원 모두 아시듯이 국어국문학회는 1952년 12월에 6. 25 전쟁 중 피난지 부산에서 17명의 회원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70년 가까이 된 기간에 양적으로 놀랄만한 발전이 있어서, 지난 6월말까지 가입한 마지막 회원 번호가 2899번이고, 학회지는 187호까지 발간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학과 학문 안팎의 여러 요인들로 인해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 상응해서 내실이 만족할만하게 다져졌는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회원 모두가 느끼듯이 국어국문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직면한 위기 상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기의 원인은 기본적으로는 학문 외적 상황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인문학 내적 원인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근대적 학문 체제가 도입된 지 100여년, 그간 우리 인문학, 그 가운데서도 국어국문학은 분과 학문적 분화 과정을 거쳐 오면서 영역을 넘어서기 어려울 정도로 학문적 경계가 굳어졌습니다.

그리고 국어국문학회가 창립된 이후 70여년을 거치는 동안 무수한 세부 전공 학회들이 생성되어 학문을 심화 발전시켜 왔지만, 한편으로는 국어학, 국문학, 국어교육, 한국문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담론 생성의 장은 쇠퇴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학회 차원을 넘어서 학문 발전에서 부분과 전체, 미시와 거시는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서, 극단적 분리가 일어날 경우 학문은 방향을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번호가 2900번에 도달했으면서도, 회원들의 참여도가 점점 낮아져서,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저에게까지 대표이사 자리가 돌아오게 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다 보니 장황해졌습니다. 간절히 바라옵건대, 1년에 네 번 발행되는 우수학술지에 회원 여러분의 소중한 성과를 서슴없이 투고해 주시고, 1년에 한번 치러지는 국어국문학의 향연에 참여하여 새로운 학문 담론 형성의 자리로 승화시켜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국어국문학자 모두가 얼굴을 맞대고 소통을 하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7월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 박일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