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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들이 걱정된다.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261

이상한 서울시 광고문, 여행(女幸)프로젝트?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얼빠진 서울시 광고 담당 공무원


이대로 논설위원










나는 중국에서 중국 대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다가 한 달 전에 귀국했다. 그런데 서울거리에 내 눈길을 끄는 광고문이 있었다. 바로 위에 올린 사진인데 “일어서自!”란 문구가 이상했다. 나는 혼잣말로 “별 미친 광고문이 다 있네. 어떤 놈들이 저런 말을 만들어 퍼트리고 있을까?”라고 중얼거렸다. 우리말 법에도 어긋나고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아주 잘못된 문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철을 타고 보니 이와 비슷한 광고문이 눈에 띄었다. “여자를 울려라! 여행(女幸)프로젝트”라는 문구였다. 누가 이런 이상한 광고문을 만들어 퍼트릴까? 의문을 가지고 살펴보니 서울시가 하는 짓이었다. 개인도 아니고 나라의 공공기관이 한국말을 어지럽히고 말본을 짓밟고 있었다.

이 광고문이 잘못된 게 무엇인지 따져보자. 첫째가 국어기본법을 위반했다. 이 광고문은 한국의 공공기관이 낸 공용문서이다. 공문서는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어쩔 수 없어서 외국 글이나 한자를 섞어 쓸 때는 괄호 안에 쓰기로 한 국어기본법 제14조의 공문서 작성 규정 위반이다. 그리고 공문서는 종이로 된 글만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공용으로 내 건 현수막이나 광고문, 누리 통신에 쓴 모든 글도 공문서다. 그런데 이 광고문에 보면 [自, 自立]이란 한자가 섞여있다. 또 [프로젝트]란 말도 우리말이 아니다. 이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어의 보존과 발전에 힘써야 한다.”라는 국어기본법 제4조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위반한 짓이다.

둘째는 우리 말법에 어긋나는 일이다. ‘여행(女幸)’이라는 낱말은 국어사전에도 없다. 다시 말해서 우리말이 아닌 이상한 말을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 ‘여행(旅行)’이라는 낱말은 우리가 보통 많이 쓰기 때문에 소리로만 들을 때는 놀러다니는 그 ‘여행’을 떠오르게 한다. 국가 공공기관이 잘못된 말을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 그것도 세금을 가지고 말이다.

셋째는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짓밟는 짓이다. “서울시와 함께 일어서自!”라고 했는데 한자를 모르는 국민이 보면 “일어서!”라고 명령하는 꼴이 된다. 또 소리대로 “일어서자!”로 들리라고 썼다면 ‘自’ 자가 ‘스스로’란 뜻이니 “일어서 스스로!”가 되는 셈이다. 시민에게 건방지게 명령하는 말이다. “희망드림프로젝트”란 말에서도 ‘드림’이 우리말 “드리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드림’인지 영어 ‘dream’의 발음인지 혼란스럽다. ‘프로젝트’란 영어와 함께 써서 더 그렇다. 전철에서 보니 “두 배로 일어서自!”란 말도 있었다. 이 말도 어떻게 일어서면 두 배가 되고 세 배가 되는지, 가만히 생각하면 정확한 말이 아니다.

넷째는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말장난을 하고 있다. 자신들이 볼 때는 새롭고 기발한 광고문이라고 한 짓인지는 모르겠으나 읽는 사람, 시민을 무시한 짓이고 좋은 광고문을 쓸 머리가 되지 않으니 억지 부려서 눈길을 끌려는 얄팍한 말장난이다. 우리말에 ‘여자의 행실’을 뜻하는 여행(女行)이라는 말이 있는 데 “여자를 울려라! 여행(女幸)프로젝트”란 말은 행실이 나쁜 여자를 울리라는 말로도 들릴 수 있어 헷갈리는 부정확한 말로서 말장난이다.

안타깝게도 공공기관이 이런 이상한 광고문을 내고 글을 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전철에 노동부가 낸 광고문도 이런 식의 광고가 있었고, 한국방송공사도 “클릭! clik 세상 事” 란 이상한 방송 제목을 쓴 일도 있다. 서울시가 영어를 섞어 쓰는 광고문을 낸 일은 여러 번 있었다. 이러다간 이런 글 버릇이 자리 잡을까 걱정이다.

공공기관이 이런 잘못되고 이상한 광고문을 만들어 퍼트리니 거리 간판이나 개인 회사의 광고문에서도 이런 문구를 가끔 보게 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어책임관을 두고 바른 말글살이를 해서 시민의 모범을 보이도록 되어 있다. 국어기본법 시행령 제3조 국어책임관의 임무조항을 보면 “국어책임관은 대국민 홍보를 위한 알기 쉬운 용어의 개발과 보급 및 정확한 문장의 사용과 장려.”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서울시의 국어책임관은 서울시가 시민이 알기 어려운 용어를 만들고, 부정확한 문장을 사용하도록 힘써야 하는 데 그 반대 짓을 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광고문을 만든 담당 공무원도 문제지만 이런 광고문을 결제한 시장과 관리자들도 문제가 있다. 속담에 “아들이 잘못하면 아비가 욕을 먹게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담당 공무원이 잘못하면 서울시장이 욕을 먹게 된다.

세금으로 이런 잘못된 짓을 하는 걸 보면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세금을 내기가 싫다. 서울시장과 서울시 국어책임관은 이런 잘못된 짓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독하고 지도하기 바란다. 나라의 말글살이가 바르고 깨끗해야 국민의 마음과 행실도 바르고 깨끗하게 되며 나라가 안정된다.





▲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전철에 붙인 이상한 광고문. ?이대로 논설위원




* 이대로 <참말로> 논설위원은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과 한글과 우리문화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1967년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 창립 초대 회장
1990년 한말글사랑겨레모임 공동대표
1994년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윈장
1997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2004년 한글날국경일 제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
2005년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기사입력: 2009/02/21 [11:39] 최종편집: ⓒ 참말로










현남섭 (2009-02-23 18:25:27)
어떤 책에서
'주인이 마치 하인처럼 항의하는 꼴이다.'라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일어서자(한자로 자)'라는 말을 보니
서울시 공무원은 정말로 철없는 아이같은 생각이 듭니다.

'일어서자'라는 말을 써놓고
서울시 공무원들은
'에헴'하고 우쭐대고 있을 것을 생각합니다.

거지도 자존심이 있고 그 자존심을 지켜려고 한다고 하는데
서울시 공무원은 도대체 자존심이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정주 (2009-02-26 11:30:18)
선생님의 글을 잘 일고 있습니다.
요즈음 가수들의 노랫말에는 영어가 반드시 들어갑니다. 그것도 조악한 영어를 단문을 쓰는 것 정말 싫더군요
잡셰어링,쉬프트 등
이말을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백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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