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쓸쓸하지는 않았어. 오히려 무서운 건 그 숲이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지럽혀지는 거였지. 그래서 계속 비밀로 해 뒀어. 그리고 거기에 비밀 아지트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지.” .. 《이마이즈미 요시하루(글),다니구치 지로(그림)/김완 옮김-시튼 (2)》(애니북스,2007) 165쪽
┌ 비밀(秘密)
│ (1)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
│ - 비밀이 탄로나다 / 비밀을 누설하다
│ (2)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은 내용
│ - 우주의 비밀 / 뇌의 비밀
├ 아지트(러agitpunkt)
│ (1) = 근거지
│ - 아지트는 우리 집 골방이었는데
│ (2) 비합법 운동가나 조직적 범죄자의 은신처. ‘근거’, ‘근거지’, ‘소굴’로 순화
│ - 그 장소는 사기범 일당이 아지트로 활용한 곳이다
│ (3)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활동을 비밀리에 지도하는 본부.
│ 원래는 공산당의 용어였으나 지금은 주로 노동 쟁의와 같은 급진적인
│ 활동에서 쓴다
│ - 전북 도당 사령부 아지트는 맞은편 사면에 있다는 얘기였다
│
├ 비밀 아지트
│→ 비밀 오두막
│→ 나만 아는 오두막
│→ 나 혼자 아는 오두막
│→ 나 홀로 지내는 집
└ …
어린 시튼은 숲속에 조그마한 집을 홀로 몰래 짓습니다. 숲에서 자라면서 숲마음을 품고 싶던 시튼이었기에 아버지 몰래 숲으로 들어가 혼자힘으로 나무를 베고 쌓고 묶고 지붕을 올리면서 지었습니다. 그러나 술주정뱅이들이 이곳을 어찌 알게 되었는지 마구 들어와서 파헤치고 무너뜨렸다고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지은 집이었지만 누군가 알게 되었고, 알게 된 이들은 제 집이 아님에도 마구잡이로 헤집습니다. 숲속 오두막을 짓는 까닭을 헤아리지 않는 이들이었으니 그랬을 텐데, 시튼이 지은 오두막을 헤집은 사람들이나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 삶터를 무너뜨리면서 ‘재개발’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랴 싶습니다. 다른 이 삶을 헤아리지 않으면서 오로지 제 뱃속만 채우는 모양새이니까요. 사람은 안 보이고 돈만 보이니까요. 마음속에 사랑과 믿음은 한 줌도 없고 돈푼만 몇 주먹 집어넣고 있으니까요.
우리들이 착하고 너르고 고우며 빛나는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면 우리 삶터는 나날이 아름다워집니다. 날마다 기쁨이 넘칩니다. 언제나 해맑게 빛나며, 늘 뿌듯한 보람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러는 동안 시나브로 말은 말대로 북돋우게 되고, 글은 글대로 뻗어나게 될 테지요. 그러나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을 엉망으로 내버리거나 엉터리로 흐르도록 손을 놓는다면 말이며 글이며 똑같이 엉망이 되거나 엉터리로 무너집니다.
삶이 무너진 자리에 말이 깃들 수 없고, 삶이 흐트러진 자리에 글이 곧추설 수 없습니다. 착한 마음에서 착한 말이 나오고, 고운 넋에서 고운 글이 나옵니다. 돈밝힘 마음에서는 돈에 따라 움직이는 말이 나오고, 겉치레에 매인 넋에서는 겉치레 가득한 글이 나옵니다. (4342.2.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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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27 : 지금의 대한민국 군대의 현주소
.. 그걸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국가가 오히려 유족들 앞에 무릎을 꿇지는 못할망정, 아이들을 죄인 취급하고 명예 회복도 시켜 주지 않는 이 상황. 이게 지금의 대한민국 군대의 현주소야 ..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삼인,2008) 99쪽
┌ 현주소(現住所)
│ (1)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주소
│ - 지원서에 이름, 나이, 현주소 등을 기입했다
│ (2) 현재의 상황, 처지, 실태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 남북 관계의 현주소 /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현주소
│
├ 이게 지금의 대한민국 군대의 현주소야
│→ 이게 지금 대한민국 군대 모습이야
│→ 이게 오늘날 대한민국 군대 참모습이야
│→ 이게 다름아닌 대한민국 군대라는 데야
│→ 이게 바로 대한민국 군대란 곳이야
└ …
‘현재(現在)’란 “지금의 시간”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이란 “지금의 시간의 상황”이라는 소리이며, 보기글처럼 ‘지금의 대한민국 군대의 현주소야’처럼 적으면, ‘지금의 대한민국 군대의 지금의 시간의 상황’이란 소리가 되고 맙니다. 말은 말대로 길어지고 늘어지고 뒤죽박죽이 되기도 하지만, 얄궂게 겹치기가 되어 버립니다. 보기글에 나오는 ‘지금의’과 ‘현주소’를 모두 털어내면서 새롭게 써 봅니다.
먼저 ‘지금의’는 꾸밈말처럼 넣은 대목이니 ‘오늘날’이나 ‘바로’나 ‘다름아닌’으로 고쳐 봅니다. 글흐름을 살피면 ‘현주소’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지금 모습”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모습’이라고만 적거나 ‘참모습’이라고 적어 봅니다. ‘데’나 ‘곳’으로 고쳐도 잘 어울립니다.
┌ 남북 관계의 현주소 → 남북 관계 참모습 / 남북이 사귀는 모습
└ 학교 교육의 현주소 → 학교 교육 모습 /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습
“현재 주소”를 줄여 ‘현주소’라 합니다. 이와 같은 말은 어느 만큼 쓸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사는 곳”으로 적는다면 헷갈리거나 겹치기로 적을 일이란 없을 테며, 말하고 듣는 사람 모두 쉽게 알아듣거나 새길 수 있다고 느낍니다. 짧게 적어야 한다면 ‘지금 집’처럼 적어 줍니다. (4342.2.8.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