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501) 숲씻이
.. 그런데 우리가 숲에서 삼림욕을 하며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것도 다 저 징그럽고 하찮게 보이는 애벌레들 때문인지 몰라 .. 《문용포와 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소나무,2008) 58쪽
우리한테는 ‘숲’이 있습니다. 숲은 듬성듬성 하기도 하지만, 빽빽하거나 촘촘하거나 우거져 있기도 합니다. 나무로 이룬 숲이 있고 꽃으로 이룬 숲이 있으며, 오늘날 한국처럼 아파트로 숲을 이루기도 합니다.
좋기로는 나무숲이 가장 좋고, 아쉬우나마 풀숲도 좋은데, 아파트숲만 가득하다면, 우리 삶터는 무척 팍팍하고 숨이 막히며 괴롭지 않으랴 싶습니다. 그래도 도시사람들은 아파트숲과 빌딩숲에서 아무렇지도 않아 하면서 돈벌이에 푹 빠져 있는데, 벌어들이는 돈만큼 자기 몸과 마음을 씻어내려고 적잖은 돈을 되쓰고 있음을 돌아보아야지 싶어요. 처음부터 몸과 마음이 깨끗할 수 있는 돈벌이나 일자리를 찾았다면, 일할 때에도 즐겁고 일을 마치고 놀 때에도 한결 즐겁지 않을까 싶어요.
┌ 삼림욕(森林浴) : 병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숲에서 산책하거나 온몸을
│ 드러내고 숲 기운을 쐬는 일
│
├ 숲에서 삼림욕을 하면
│→ 숲에서 마음을 씻으면
│→ 숲에서 몸과 마음을 씻으면
│→ 숲에서 마음씻이와 몸씻이를 하면
│→ 숲씻이를 하면
└ …
일하는 동안 저절로 마음씻이나 마음닦이가 되어 준다면 그지없이 즐겁습니다. 놀이하는 동안 스스럼없이 몸씻이나 몸닦이가 되어 준다면 더없이 반갑습니다. 집에서 식구들하고, 마을에서 이웃과 동무 들하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몸마음닦이와 몸마음씻이를 함께한다면 참으로 기쁩니다.
몸에 남은 고단함을 풀고 마음에 깃든 찌꺼기를 털어냅니다. 몸에 스미려는 짜증을 씻고 마음에 파고들려는 어리석음을 떨굽니다.
나 하나 잘되는 삶이 아니라, 나 하나부터 즐거우면서 내 둘레 사람 누구나 잘될 수 있는 삶으로 가꿉니다. 나 하나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나 하나부터 깊이깊이 돌아보면서 내 둘레 사람을 찬찬히 돌아보는 삶으로 거듭납니다. 나 하나 지키는 삶이 아니라, 나 하나부터 알뜰히 보듬는 가운데 내 둘레 사람 모두 제 삶을 보듬는 넉넉함을 잃거나 잊지 않도록 도와주고 거들면서 모둠살이 어루만지는 삶으로 새로워집니다.
┌ 삼림 + 욕 = 森林浴
└ 숲 + 씻기 = 숲씻이
어디 멀리까지 자가용을 끌고 가야만 즐길 수 있는 숲이 아니도록. 우리 마을과 일터 가까이에 있어서 어느 때라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숲이도록. 우리는 우리 손으로 우리 터전 곳곳을 사람과 숲과 뭇 목숨붙이가 오순도순 지낼 보금자리로 마련하면서. (4341.9.19.쇠.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