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별로 쓰지 않지만
정치인이나 외교 관계자들은
'유감(遺憾)'이란 낱말을 즐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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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독도를 저들 땅(다께시마)이라고 우길 때
우리나라 외교당국자는 '유감스럽다'고 논평했다.
비슷한 예를 인터넷 기사에서 제목만 열거해 보겠다.
일본의 독도관련 망언에 정부 강력 유감 표명 2008.05.20
李통일, 北 `대선개입` 발언에 유감 표명 2008.08.10
노대통령, 中 총리에 '동북공정' 유감 표명 2006.09.11
美 국무부, 북핵 신고 불이행 유감 표명 2007.12.31
이럴때는,
상대방(북한, 일본, 중국)이 잘못된 언행을 해서 못마땅하다는 불쾌감과 항의의 뜻이 내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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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편향에 대한 불교계 항의에 대하여, 국정 최고 책임자는,
'본의는 아니겠지만 일부 공직자가 종교 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언행이 있어서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는 발언을 했다.
비슷한 예를 인터넷 기사에서 제목만 열거해 보겠다.
블레어 英총리, 200년 만에 노예무역에 유감 표명 2007.09.29
千법무 '술자리 발언'에 유감 표명 2006.01.16
中외교부 ‘성화 폭력’ 공식 유감표명 2008.05.01
교과부 `모교지원 물의' 유감표명 2008.07.26
이럴때는,
스스로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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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이란 낱말은 이처럼 본뜻과는 달리
사과를 받아야 할때에도 쓰이고,
사과를 해야 할 때도 쓰이는 양면성을 지닌 묘한 낱말이 되었다.
비록 '관행'이 됐다고는 하지만
별로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닌듯 하다.
한글학회에서 펴낸
<우리말 큰사전>
을 찾아보면,
'유감(遺憾)'은 '마음에 남아 있는 섭섭한 느낌'이라고 적혀있다.
다른
<국어사전>
에도 보면,
'유감스럽다'는 '섭섭한 기분이다', '언잖은 느낌이다'는 뜻으로 적혀있다.
예를 든 것을 보면,
'이렇게 비를 맞으면서 왔는데도 네가 만나주지 않으니 몹시 유감스럽다'나,
'네가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것은 유감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등으로 쓰인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유감'은 상대방의 잘못이 분명히 밝혀져서 그를 질책하고
사과를 요구할 때 쓰는 낱말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허물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사과를 해야 할 처지에서는,
'유감'이란 낱말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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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고 싶을 때는
뜻이 모호한 어정쩡한 '유감표명' 보다는
뜻이 분명한 '미안'이란 낱말을 쓰는 것이 적당 할 듯하다.
국어사전에 보면
'미안(未安)'은 '남게게 폐를 끼쳐 마음이 편안하지 아니하고 거북함'이나,
남을 대하기가 부끄럽고 겸연쩍음'이라고 적혀있다.
네이버 사전에서 보면,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내에게 미안하였다.'
'이렇게 말을 붙이면서도 덕기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모른 척하고 속이는 것이 미안하였다.'
'나도 돈이 있으면 술을 살 줄 알고, 너희들한테 성가시게 군 것을 미안하게 생각할 줄도 안다.' 등의 예로 쓰인다
위의 예로 보아
'미안'이란 낱말은
이번 종교편향 문제에 대한 사과의 뜻을 언급하기에는 가장 적절한 낱말로 생각된다.
아울러 진정한 사과는
어정쩡한 의미의 정치적 수사(修辭:말꾸밈) 보다는,
진정한 마음으로 미안함을 느끼며
앞으로 바르게 하겠다는 다짐과 실천이 더 중요한 듯하다.
2008. 9. 9
국어사전>
우리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