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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남부, 이웃의 식수원에서 멱 감기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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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가나 계곡 상단에 위치한 남부 키르기스스탄의 작은 마을 드지드(Djide)에 살고 있는 주민 일천 여명은 농촌 주민들의 절반 이상을 괴롭히고 있는 보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그 주된 원인은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드지드의 주민들은 소련 시절에 건설되어 이미 노후화된, 마을 옆으로 흐르는 수로로부터 식수를 얻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2009년에 지방당국이 관개 저수지를 만들기 위해 2킬로미터 상류의 수로에 댐을 건설하였으며, 이 댐이 멱을 감는 수영장으로 변해 버렸다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주민들은 병을 앓게 되었으며, 올 해는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마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드지드 주민들에 따르면, 누구도 수질 검사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질병이 수질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시골의 간호사들은 하절기에 수인성 질병의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라시아넷의 기자 역시 드지드에 머문 지 하루 이틀 후에 소화기관 출혈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사정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은 일부 주민들이 끓인 물 음용의 효과를 의심스러워 한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집단 발병의 원인은 그들의 유일한 식수원, ‘토구즈 불락(Toguz Bulak: 아홉 개의 샘)’이 야외 수영장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여름 더위를 식히고자 이 저수지로 몰려든다. 얼마 전에만 해도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졸업을 축하하고자 토구즈 불락으로 몰려 왔다. 심지어 오쉬와 잘랄-아바드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와서 수백 대의 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토구즈 불락 저수지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어떤 질환들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사람들은 샘 주변의 진흙을 긁어모아 오쉬와 인근 마을들의  건강 스파로 실어간다. 모여 든 지역 주민들은 수영하고 의복을 세탁하고 카펫을 빨고 심지어 차를 몰고 들어가 세차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하류의 드지드 마을로 흘러 내려간다.
오쉬에 근거를 둔 NGO ‘중앙아시아수자원연합’에 따르면, 드지드 마을 이야기는 이 지역에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작년에 수행된 이 조직의 조사 결과는 남부 키르기스스탄의 시골 인구의 64%가 안전한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깨끗한 물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문제는 지방정부와 수자원위원회와 지방 주민들이 물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가를 모른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제도적 전문성에 있다고 본다. 수자원 공급을 담당하는 남부 키르기스스탄의 지방정부 기구들의 89%는 서로 조율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브루셀라증, 창자 감염, A형 간염 등이 흔한 질병이 된 드지드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 공공보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토구즈 불락을 정화하려는 노력이 더 어려워진 것은 이 저수지가 드지드 상류의 몇 몇 가족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카이린사는 저수지의 둑 풀밭에서 방문객들을 상대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가족은 몇 년 전 주말을 보내기 위해 이곳으로 와 이동식 천막을 세웠다. 그러자 방문객들이 음식을 파는 사업을 해보라고 제안하였던 것이다. 이제 그녀의 천막은 물가의 바가 되었고 최신 인기 팝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둑을 따라 다른 천막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 천막들은 지방정부위원회에 매달 약20$, 땔감을 모우는 비용으로 산림출장소에 매달 10$를  지불한다.  이들로부터 징수하는 수입 때문에 지방당국은 더더욱 토구즈 불락 저수지를 정화할 유인도 의사도 없다. 지방 당국이 저수지가 상수원이라는 팻말을 내걸었지만, 야영객들은 그것을 부숴버렸다.
주민들은 당국이 저수지에서 멱 감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면, 그 저수지를 우회하도록 물줄기를 돌리기 위해 관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식수관리의 책임은 마을 수준의 특별히 위임된 위원회에 속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의 예산 규모는 상수원 관련 투자는커녕 수리를 하기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대다수 지방 당국들은 상수원 확보 계획을 지원하는 해외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드지드와 같은 마을은 너무 작아 기부자의 주의를 끌기 어렵다. 물길을 우회시킬 관을 건설할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병에 걸린 마을 주민들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현상을 개선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음식점을 하는 카이린사는 “왜 우리가 우리의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없나요?”라고 되묻고 있다.
 첨부파일
20120711_헤드라인[9].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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